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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약 대신 소고기를 한 점만 매 끼니 구워 드세요.

    [30대] 약 대신 소고기를 한 점만 매 끼니 구워 드세요.

    회복되지 않는 허리디스크 수술, 원인은 단백질 섭취

    30대 중반, 갑자기 찾아온 척추 3번-4번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으로 인해 수술을 하게 되었어요. 매일 앉아서 밤을 새우며 건축설계를 하던 시절, 최소 하루 12~20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있었죠. 20대 초반부터 그런 습관으로 컴퓨터 작업을 하다 보니 목디스크 및 허리디스크 진단은 20대 후반에 바로 받게 되었어요.

    매일 요가도 하고 PT도 하며 어떻게든 체력을 키워 보려고 했지만, 결국 35살이 되던 해에 수술대에 오르게 되었어요. 수술까지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리고 수술 후 1개월 정도면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할 거라는 말을 믿고 저는 겁도 없이 부모님께는 알리지도 않고 수술을 받았어요. 수술 후 밤새 지속되던 다리 저림 등이 사라지면서 만족도는 매우 높았어요. 하지만 문제는 한 달이 지난 이후부터였어요.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도 저의 몸은 복대 없이 기립하고 걷기가 매우 힘들었어요. 처음에는 30대 초반에 진단받은 섬유근육통에 의한 통증인지 혼동될 정도로, 서 있거나 걷는 것 자체가 또다시 통증의 시작이 되었죠.

    2012.08.15 디스크 수술 후 +25일. 복대를 차고 침대에 누워 답답한 일상을 하며 남긴 그림 by seaon

    그렇게 몇 개월을 복대를 차고 스탠딩 테이블에 서서 일을 하는 날들이 늘어났어요. 그 시절 저의 BMI(체질량지수)는 17.9로 저체중에 속하는 범위였죠. 그리고 더 심각한 건, 인바디 그래프가 M에 가까운, 말 그대로 근육은 없고 뼈와 지방으로만 구성된 몸이었어요. 허리에 힘을 주고 걷고 싶어도 허리 주변에 근육이 없어 복대를 푸를 수 없었던 거죠.

    3개월이 지나고도 몸이 좋아지지 않자 저는 재활병원을 전전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찾아간 대학병원의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저에게 한소리를 하시더군요.

    “대체 음식을 어떻게 먹고 있는 거죠? 단백질을 잘 섭취하긴 하나요?”

    “아, 저는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atarian)—생선과 유제품은 먹지만 육류는 배제한 식사—예요. 달걀이나 우유는 잘 먹는데…”

    “본인 키에 몇 g의 단백질을 먹어야 하는지 알고 있나요?”

    “달걀 두 개…?”

    “아, 그러니 몸에 근육이 하나도 없죠. 저라면 약처럼 매 끼니 소고기 한 점씩이라도 구워 먹겠어요. 약이다 생각하고 소고기를 구워 드세요. 그러면 빨리 회복할 겁니다.”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30대 중반의 저는 몇 그램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10살 무렵 자발적으로 선택한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atarian)-해산물과 달걀, 유제품은 섭취하고 육식은 멀리하는 식이-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이 왔죠.

    인터넷에 정보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던 2010년대 초반, 사실 나에게 맞는 단백질 섭취량을 확인하는 것조차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었어요. (참고: 1일 단백질 섭취량 체중 1kg당 0.8~1g) 그리고 최근 메디쏠라를 운영하면서 소장님을 통해 더욱 깊이 알게 된 사실은, 단백질을 하루 필요량만큼 한 끼에 몰아서 먹는 게 아닌 매 끼니 나눠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었죠.

    “아, 내가 낫지 않는 것은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않아서구나”를 깨달은 첫 번째 사건이죠. 물론 그 후로도 꾸준히 편식과 영양 불균형을 바꾸지 못해 더욱 오랫동안 다양한 질병들을 겪게 되었지만,

    10살 무렵, 음식이 풍족하고 육식 위주의 반찬이 많았던 가정에서 자란 저는 스스로 육식을 멀리하는 식사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학교에서 [포유류]의 개념을 배운 후 스스로 육식을 멀리하게 되었죠. 어린 저에겐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였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순수함이 가져온 결과가 35살의 디스크 수술 이후 근육이 생성되지 않아 재활이 쉽지 않는 식습관까지 연결되었죠.

    물론 10대 시절까지는 엄마의 식단 조절 덕분에 다양한 어류와 콩류 등을 통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했었죠. 문제는 20대 이후, 마음껏 편식을 하며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통해 단백질에서 점차 멀어졌다는 사실이에요. 또한 프로틴 쉐이크 같은 보조제를 통해서라도 추가 섭취를 해야 한다는 개념조차 몰랐던 거죠.

    그렇게 병원에서의 충격을 뒤로하고, 저는 오랜 식습관을 끊기로 결심했어요. “고기를 약처럼 먹겠다”라는 결심을 하고 조금씩 단백질 섭취를 늘리려 노력했죠.

    단백질 섭취를 고민하던 그 시절, 저는 국내 굴지의 육가공 전문 중견기업(S Food)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고 있었어요. 회사의 육가공 전문공장을 설계할 기회와 새로운 육가공 식문화 브랜드를 만들 기회가 눈앞에 와 있었죠.

    “고기 맛도 모르는데 육가공 브랜드를 만드실 수 있겠어요?”라는 회사 대표님의 말에 저는 호기롭게 이야기했죠. “제가 고기 맛은 몰라도 비건 소시지는 잘 만들 자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디스크 수술로 깨달은 단백질의 중요성을 통해 저는 건축가의 길에서 육가공이라는 단백질 전문 회사의 길로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계기를 맞이한 거죠.

    그 후로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존쿡델리미트(JOHNCOOK DELIMEATS)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며, 육가공 회사에서 10년의 시간 동안 누구보다 다양한 프로틴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제는 고기 맛을 기가 막히게 잘 아는 사람이 되었죠.

    제가 그때 “고기를 약처럼 먹으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저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